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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Gun'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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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가는 대로

You & Me 콘서트, 너와 내가 실망한 콘서트

Big Gun 2008. 12. 28. 04:04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유일하게 마음편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이 한국 방송 보는 때다. 외국에 일을 하던지, 공부를 하던지 간에 고국을 떠나 있다는 것 자체가 마음 한 켠에 허전함을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버라이어티쇼를 인터넷을 통해 감상할 때가 일주일 동안 가장 즐겁고 기대되는 시간이다. 특히 토요일 밤은 더욱 그렇다. '무한도전'이 방영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요즘 수많은 프로그램이 주말 황금시간에 시청자들을 겨냥하여 등장하지만, 아직까지는 무한도전만한 프로그램이 없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토요일에 하는 프로그램 중에서는 그렇다. 일요일에 '1박2일'과 '패밀리가 간다'가 박터지게 싸우고 있으면서도 토요일에는 상대할만한 카드를 내놓지 않는 걸 보면 무한도전의 힘은 아직도 여전하다고 볼 수 있다. 시청률에 대한 말이 많은데 사실 무한도전을 평가할 때 시청률의 잣대를 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무한도전은 새로운 전설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은 아주 독특한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특히 '특집'이라는 단어의 뜻을 바꾼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 이전에는 특집이란 특별한 날 혹은 100회, 200회 같이 의미있는 편성횟수를 의미했다. 그런데 무한도전은 맨날 특집을 만들었다. 그냥 시시한 소재에도 특집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봄소풍특집, 가을소풍특집 같이 그냥 특집이란 말을 안붙여도 무방할만한 것도 궂이 특집이라고 했다. 그만큼 매 방송을 특집 처럼 열심히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받아들이고 싶다. 국민MC 유재석, 영원한 2인자 박명수, 돌아이 노홍철, 뚱보와 뚱뚱보 정형돈, 정준하 그리고 버라이어티계의 혜성 전진까지 오늘날 엔터테인먼트계의 심볼이라고 불릴 만한 캐릭터들이 모두 집결한 이 프로그램은 국민방송이라고 불릴만큼 온국민의 기대와 관심 속에 성장했다. 초반에는 아주 독특한 컨셉과 진행방식 때문에 개편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30회 이후 부터는 자리를 잡기 시작하더니 50회 특집에 이르러서는 거의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남들은 1년에 한 두번 할까말까한 특집을 매주 선보이다 보니 올 한 해는 무한도전의 최대 위기라 불릴만큼 아슬아슬 했었다. 무한도전의 첫 위기는 상꼬맹이 하하의 군입대. 시청자와 제작진 모두 하하의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고 생각했기에 그의 이탈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게 왠일 하하 팬들이 100일 기도라도 한 것 처럼, 하하가 빠지면서 무한도전이 삐그덕 삐그덕 했다. 정확히 말하면 하하의 마지막 방송이었던 '인도편' 때 부터였다. 국민방송이 되었다는 자만심 때문이었을까. 진리를 찾기 위해 인도를 찾았다는 컨셉으로 진행된 무한도전 인도편은 재밌지도 의미가 있지도 그렇다고 감동이 넘치지도 않았다. 돈만 날린 셈이다. 하하도 잃고 돈도 잃은 무한도전은 이후 휘청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된 데에는 KBS '1박2일'의 인기상승이 한 몫 했다. 아무리 특집처럼 만드는 방송이라지만 해를 더해가면서 그밥상에 그나물 같던 무한도전과 달리, 전국 방방 곳곳의 아름다운 지역을 말그대로 야생MT를 통해 보여주는 1박2일은 군고구마로 막힌 가슴에 동치미 국물 같은 존재로 다가왔다. 여기에다가 '감상문 즐겨 쓰는' 연예부 기자들은 무한도전에 등을 돌려 '초딩이 쓴 듯한 일기장'을 포탈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쓴 기사에 영향을 받은 네티즌들이 몇 되겠냐만은 제작진들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고, 심지어 김태호 PD가 이에 대한 처절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메인작가가 울면서 그만 두겠다고 했다'는 내부사정까지 밝히면서 자신들의 참담한 현실을 노출시켰다.

    이 슬럼프가 지속된 가장 큰 원인은 영화의 2편이 실패한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첫 편으로 큰 성공을 맛 본 대작들은 후속편을 제작하지만 공통된 결과는 처참한 실패이다. 영화사에 있어 2편이 1편 보다 성공한 것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안타깝게도 무한도전은 이런 공식을 까먹고 그들의 전철을 밟았다. '1박2일'이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강펀치, 그리고 '스타킹' 같은 프로그램의 잽을 막으면서 내놓은 것이 달랑 예전에 성공해던 특집의 '재탕'이다. 소풍을 또 한 번 갔고, 노래자랑을 또 한 번 열었다. 실미도에서 굴렀던 것보다 더 심하게 한여름에 겨울옷을 껴입고 해변에서 굴르는 가학적인 행동까지 했다. 말그대로 1편보다 '더' 화려하게 '더' 강력하게 제작한 것이다. 하지만 별 신통치 않은 반응만 돌아왔다. 그러면서 무한도전이 시도한 것이 '캠페인' 형식의 방송이다. 예전에 느낌표의 '책, 책, 책을 읽읍시다'와 같이 국민 계몽이라는 위대한 목적을 담은 방송을 제작한 것이다. 이것은 그동안 쌓은 인기에 대한 자부심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처절하게 실패했다. 무한도전 애청자 집을 방문해서 1박2일간 생활했던 '무한도전 24' 편은 그들의 시도가 얼마나 무모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월드스타라고 불리는 '비'만큼 인기가 있지 않았고, 그렇다고 유명 정치가 처럼 '영향력'도 없었다. 그냥 보통 사람들이 보통 사람 집을 방문했으니 재미가 있을턱이 있나. 게다가 이런 어려움 속에서 정준하가 타겟이 되어 100살 이상 장수할 만큼 엄청난 욕을 먹었다.


    시청자들이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이유는 맨날 무한도전 자막에 나오는 것처럼 '모자란 사람들의 고군분투 좌충우돌 도전기' 이기 때문이다. 물론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멤버들이 각자의 캐릭터에 맞게 연기하는 것이겠지만, (방송에서 만큼은) 너무나 모자라고 2% 아닌 20% 부족한 듯한 이들이 불가능할 것만 같은 미션을 성공하고 그 결과에 기뻐하는 모습을 이쁘게 봐주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모자란듯한 6명이 힘을 합쳐 최선의 결과를 얻었을 때 박수를 쳐줬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틴댄스 대회를 마치고 나온 멤버들이 눈물을 터뜨릴 때 같이 울 수 있었다. 무한도전은 잠시 이 초심을 잊었었다. 하지만 얼마 후 제자리를 잡았다. 본래의 스타일을 찾았기 때문이다. 도전정신을 회복했고, 헝그리정신으로 똘똘 뭉쳤다. 2008년 무한도전 후반기 방송은 그들의 도전기로 가득차있다. 무려 4회로 쪼개서 방송한 '에어로빅'편이 대표적이다. 물론 시청률과 늘리기 방송에 대한 비판이 여전하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2008년 마지막 방송 이었던, 에어로빅 편과 달력 만들기 편의 힘을 받아 온 시청자들의 관심을 갖게 한, 'You & Me Concert'는 그들의 미래를 다시 한 번 의심케 했던 방송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일단 작년의 'Thank You Concert'와 별 차이가 없었다. 무대도 비슷했고, 컨셉도 거의 같았다. 이름만 바뀐 셈이다. 이건 앞서 언급한 것 처럼 후속편의 처참한 실패라고 할 수 있겠다. 심지어 일부 부분에서는 작년 보다는 못한 점도 많았다. 초대한 관객 중 특별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무대 위로 불러 진행한 깜짝 인터뷰 에서는 진행에 능숙한 유재석도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작년에는 무대 뒤 준비하는 장면을 교차하여 보여준다든지 멤버들이 짝을 이뤄 공연을 하는 등의 기발한 코너가 있었는데, 올해는 (방송에 의하면) 유재석과 박명수가 함께한 '1인자에게 2인자가'가 고작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편집이었다. 필자는 인터넷으로 방송을 보면서 중간중간 인터넷 연결 상태를 점검했다. 이유인 즉슨 방송이 잘 가다가 갑자기 다른 화면으로 바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무한도전 멤버들이 분명히 빅뱅의 옷을 입고 숨을 헐떡거리고 있는데 그들이 빅뱅의 노래를 부른 영상은 없었다는 것이다. 바로 전 영상은 노홍철과 손담비가 함께한 '미쳤어' 였다. 그러다 보니 중간에 인터넷 연결이 잘못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자막이 전혀 없었다. 작년 콘서트 때 하하가 박명수를 보고 이런 말을 했다. "이 형은 녹화한 다음에 자막이랑 CG 깔아줘야 재미가 있지, 현장에서 보면 재미가 없어" 라고. 하하의 말이 사실이었다. 머리 위에 해골도 좀 떠주고, 자막으로 멤버들 욕도 좀 해야지 무한도전 보는 맛이 나는데 이런 것이 전혀 없었다. 방송 도중 갑자기 하늘에서 가방이 내려오고 '방송끝'이라는 엉뚱한 메시지가 마치 이번 콘서트의 가장 큰 선물인 것 처럼 등장했을 때는 허탈함의 극치였다. 겸손의 표현이라고 할 지언정 기대를 가지고 본 시청자들에게 고작 한다는 말이 "여러분이 가장 기다리셨을 것 같은 말인 것 같네요. 방송끝." 이었다. 콘서트 내내 '부족한 저희들이', '볼 만한 가치가 없는' 등등 자신들을 비하하는 말을 쉴새없이 했는데, 이런 말이 용납 될 때는 그래도 어느정도 볼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었을 때이다. 이번 편처럼 완전 형편없는 쓰레기를 만들어 놓고 이런 말을 하면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다. 말 그대로 볼 만한 가치가 없는 방송 이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방송끝이라고 외치고 나서 유재석은 '지금까지가 녹화분량이었고 이제부터는 재밌게 놀아보자'며 자체 앙코르를 시도했다. 이것 역시 의도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전진이 노래를 시작했고, 박명수가 객석으로 뛰어들어 몇 곡 안되는 자신의 히트곡 메들리를 불렀다. 그러면서 박명수가 한 말은 "목이 셨어" 혹은 "내 노래 원없이 부르네" 등등 10년이상 버라이어티를 한 개그맨이자 개수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한심한 멘트만 날렸다. '바다의 왕자'를 부를 때는 무한도전 연세대 편을 재방송 하는 듯 했다. 하지만 노래나 퍼포먼스 모두가 그 때 보다 훨씬 못 미쳤다.

    방송을 보고 너무 어이가 없었는데, 다시보기 사이트 하단에 운영자가 이번 방송과 관련된 인터넷 뉴스를 첨부해 놓았다. 뉴스를 보니까 왜 이런 엉터리 방송이 나왔는지 이해가 되었다. 방송노조 파업 때문에 편집을 맡은 김태호 PD가 편집을 책임 프로듀서에게 맡기고 손을 땠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김태호 PD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는 PD도 없을 것이다. 무한도전 멤버와 버금가게 유명하고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그의 이름이다. PD라는 존재를 시청자들이 인식하게 된 데에는 그의 영향이 컸다. 요즘은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PD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 시초는 김태호 PD로 볼 수 있다. 물론 그 원조를 찾아보자면 '명랑히어로'의 PD 겠지만 말이다. 출연자를 평가하는 듯한 자막을 시도한 이도 그다. 무한도전이 떴을 때다 휘청거렸을 때나 프로그램의 얼굴로서 칭찬 받고 욕을 먹었던 이도 그이다. 그런데 이번 방송이 그의 부재로 인한 사태라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의 팀의 부재로 인한 사태였다.


    방송노조의 파업과 이 글을 연계 시키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프로와 아마츄어라는 시점에 이 사태를 바라보고자 한다. 파업에 동참하고 싶었던 김태호 PD나 아니면 편성에 책임을 맡은 책임 프로듀서나 그것도 아니면 이 방송 송출의 최종 책임을 지고 있는 MBC 사장 모두가 책임을 이번 사태에 느껴야 한다. 포탈 사이트에는 이번 방송에 대한 기사가 쉴새 없이 뜨고 있는데, 그 중심이 김태호 PD의 부재에 관한 것이다. 그가 없었기에 방송이 엉망진창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댓글에는 방송노조의 파업과 관련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김 PD가 이런 파장을 계산하고 행동을 했는지 아니면 경황 없이 그냥 편집을 맡기고 파업에 참여했는지는 모르지만 두 경우 모두 책임감 없고 아마츄어 같은 어리숙한 행동이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자막 하나 없이, 마치 고등학교 방송반 애들이 마음대로 잘라서 편집한 듯한 방송을 내보낸 책임간부라는 사람들도 자질이 의심스럽다. 방송할 수준이 안 되면 앙코르를 편집해서 내보내던지 아애 다른 방송을 편성해야 한다. 지난 주 방송에 분명히 재즈공연과 빅뱅 뮤직비디오 촬영하는 장면을 보여주고서 막상 콘서트 방송에서는 통편집을 했다. 이건 시청자에 대한 기만이라고 볼 수 없다. 일부 기사를 보니까 나중에 김 PD가 방송국에 복귀해서 이번 콘서트의 감독판(Director's Edition)을 다시 선보일 수 있다고 하는데, 오만함의 극치이고 이번 파업 사태에 무한도전을 이용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한심한 결정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연말을 맞아 2008년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준비한 공연을 2009년에 보여주는 것은 무슨 이치인가. 이건 마치 잘 나가는 배우가 출연료 마음에 안 든다며 녹화 중단하는 것과 비슷한 아니 이보다 더 못한 행동이다. PD를 연예인 처럼 칭찬해주고 떠받들어 주니까 자기가 대단한 스타라고 착각한 것인가. 만약에 이번과 같이 파업 때문이 아니라 혹시라도 교통사고나 건강문제 때문에 김 PD가 편집을 못했다고 가정을 해보자. 그 때도 이렇게 했을까. 다르게 생각해 보면 MBC라는 방송국에는 김 PD 말고도 자막을 만들어 낼 사람도 없는 말인가. 이런 시각에서 보면 이번 방송을 내보는 것 자체가 MBC의 정치적 의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싸움 붙여 놓고 팔짱끼고 있는 얄미운 시누이가 생각나는 것은 뭐 때문일까.

    아무리 '모자란 이들의 자충우돌 도전기'라고 하지만, 그런 모자란 이들을 보기 위해 일주일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있다. 대한민국 '평균이하'가 나오는 프로그램이지만 평균이하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연말 콘서트의 기획의도가 1년간 무한도전을 사랑해준 시청자들에 대한 보답이고, 시청자들의 사연을 받아 입장티켓을 선물처럼 나눠주고 공연을 시도한 만큼 이번 방송 만큼은 이런 식으로 내보내서는 안됐다. 파업과 관련된 이해관계가 어떻게 되었든 이번 공연 만큼은 시청자들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최선을 다해 보여줬어야만 했다. 이럴려고 작년의 'Thank You Concert'(감사합니다 콘서트)에서 "You & Me Concert'(당신과 나의 콘서트)로 이름을 바꾼 것인가. 이번 공연은 고마운 마음은 온대간대 없고, 너와 내가 모두 실망하는 콘서트로 기억될 뿐이다. 인터넷도 느린데 어렵사리 스트리밍을 시도해서, 돈 까지 내고 다시보기 방송을 본 필자의 노력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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